Linear House
양평일자집
몇 가지 이유로 인연이 되지 못했던 건축주를 6개월이 지난 후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 사이 건축주는 지역의 시공사와 공사를 시작하셨고, 주변 집들보다 높은 집을 짓기 위해 3m 높이의 옹벽과 그 옹벽이 세워진 3m 지점에 기초를 만들어 놓으셨다. 잦은 설계변경과 의견의 불일치로 건축주와 시공사의 계약은 타절되었고, 공사는 그 상태로 멈추어 버렸다. 그리고 건축주는 우리에게 다시 설계를 맡아달라고 의뢰를 하셨다. 단, 기존의 옹벽과 기초를 이용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땅과, 그 땅과는 상관없이 자리 잡은 기초와 옹벽, 그 둘을 어울리게 하고자 한참을 노력했지만 적당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헤매기를 반복하다가, 먼저 자리 잡은 기초와 옹벽마저도 땅의 맥락으로 받아들이기로 하였다. 건축가의 역할은 각자의 목소리를 내는 여러 가지 이야기 즉, 땅의 흐름, 바람, 향, 숲, 먼저 자리 잡은 주변의 집과 같은 것들을 제어하고 통제하며, 집을 통해 서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동쪽을 바라보고 있던 집의 방향을 가로로 긴 매스를 통해 정남향으로 바꾸었고, 현관과 손님방을 제외한 대부분의 실을 2층에 배치하였다. 매스의 형태가 정해진 이후에는 5.1m로 좁은 집의 폭을 고려하여 여러 형태와 위치의 계단에 대한 스터디가 이루어졌다. 계단을 통해 주택 내에서 공적인 공간(거실, 식당, 주방)과 사적인 공간(안방, 작은방)의 구분이 이루어졌으며, 현관과 계단의 방향 그에 따른 복도의 위치에 따라 모든 실의 남향 배치가 가능하게 되었다.
- 위치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
- 용도 단독주택
- 면적 154㎡
- 설계기간 2015.09~2015.12
- 공사기간 2016.03~2016.09
- 시공 인터플랜
- 사진 김종오